매년 10월 이후가 되면, 우리나라의 내년 트렌드를 예상해 볼 수 있는 '트렌드 코리아'라는 책이 발간됩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한 권의 책으로, 한 단어로 알 수 있는 점은 무척 매력이 있습니다.
내년 2022년, 검은 호랑이의 해를 맞아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는
다른 단어보다 '나노 사회'라는 것이 눈에 띄네요 ^^
2022년 트렌드 키워드의 중심은 '나노 사회'이다. 이는 극도로 세분되고 파편화된 사회를 뜻하며 다른 트렌드의 근원이 될 것이다. 이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한편,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 김난도 교수는 10월 6일 '트렌드 코리아 2022'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2022년 호랑이의 해를 맞아 김난도 교수는 10대 트렌드의 앞글자를 따 '타이거 오어 캣(TIGER OR CAT)'이라는 단어를 제시했습니다.
1. 나노 사회(Transition into a Nano Society)
- 나노 사회는 극소 단위로 파편화된 사회를 말합니다. 공동체가 개인으로 모래알처럼 흩어지고 개인은 더 미세한 존재로 분해되며 서로 이름 조차 모르는 고립된 섬이 되어갑니다. 나노 사회 트렌드 본서에 소개되는 주요 트렌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여러 변화의 근인입니다. 나노 사회는 쪼개지고 뭉치고 공명하는 양상을 띠며,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나노 사회의 메가트렌드 아래, 선거의 해 2022년을 맞이하는 대한민국은 분열의 길이냐 연대의 길이냐를 가늠하는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파편화된 개인 간의 ‘공감력’ 중대가 급선무
우연한 발견의 재미를 깨닫는 것입니다. AI와 빅데이터를 동원한 막강한 추천 기능은 우리를 알고리즘의 반향실 안에 가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자기도 몰랐던 새로운 신호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인위적으로라도 자기 취향을 무작위로 섞을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뉴스를 포털이나 유튜브 같은 곳에서만 접하면 계속 비슷한 성향의 기사만을 읽게 됩니다. 틈틈이 신문이나 방송처럼 편집자가 골라주는 뉴스를, 그것도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골고루 접할 수 있다면 좀 더 균형 잡힌 시각을 갖는 데 도움이 됩니다. 파편화된 나노 집단속에서 나노 취향이 계속 세분화된다고 할지 라도 그 작은 선호들은 다양하게 섞여야 할 필요가 있다.
2. 머니러시(Incoming! Money Rush)
미국 서부에서 금광이 발견되자 사람들이 몰려들었던 골드러시에 빗대어 수입을 다변화 극대화하고자 하는 노력을 머니 러시하고 부르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여러 개의 파이프라인을 꽂는 사람들은 투잡/N잡과 레버리지를 이용한 투자에 나섭니다. 머니러시 트렌드는 자본주의 사회의 속물화 현상을 드러내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각자 ‘성장’과 자기실현’의 수단으로 돈벌이에 나선다는 점에서 개인적 ‘앙터프리너십’ 발현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독창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시대의 흐름을 바꾼다.
오늘날의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수많은 플랫폼 서비스들과 유튜브 콘텐츠들은 사실 앙터프리너십을 갖고 있는 크리에이터들의 고민 끝에 생겨난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3. 득템력(Gotcha Power)
경제적 지불 능력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희소한 상품을 얻을 수 있는 소비자의 능력을 ‘득템력’이라고 부르고자 합니다. 득템력은 기본적으로 부를 과시하는 ‘보이는 잉크’이지만, 그것을 알아볼 수 있는 이해력을 가진 사람들끼리만 공유되는 능력이라는 면에서는 ‘보이지 않는 잉크’의 속성도 동시에 지니고 있어, ‘흐릿한 잉크’ 전략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상품 과잉의 시대, 돈만으로는 부를 표현할 수 없는 현대판 구별 짓기 경쟁을 벌어지고 있습니다.
돈만으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신개념 소비 과시의 시대
득템력은 소비자에게 끊임없이 차별화 수단을 줘야 하는 자본주위 시장의 논리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업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소비자의 관심을 사로잡는 제품/브랜드/마케팅으로 화제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갖고 싶다는 갈증과 부정적 정서 사이에서의 적당한 줄타기가 필요합니다. 상품 과잉의 시대, 타인과 차별화하고 싶은 소비자의 욕망과 정교한 희소성 마케팅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4.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
‘촌’스러움이 ‘힙’해지고 있습니다. ‘러스틱 라이프’란 날것의 자연과 시골 고유의 매력을 즐기면서도 도시 생활에 여유와 편안함을 부여하는 시골 향 라이프스타일을 지칭합니다. 러스틱 라이프는 도시와 단절되는 ‘이도향촌’ 이라기보다는 일주일에 5일 정도는 도시에 머무르는 ‘오도 이촌’을 실천하며 소박한 ‘촌’스러움을 삶에 더하는 새로운 지향을 의미합니다. 과밀한 주거 업무 환경에서 고통받는 대도시나, 고령화와 공동화 현상으로 시름을 겪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트렌드가 될 것입니다.
느림과 여유 속에서도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 소비자 지향적 사고가 필요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마련하면 관광객과 이주민이 밀려올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금물입니다. 보도에 의하면 정부가 지난 2017년부터 조성한 전통시장 내 청년몰은 사실상 백전백패 상태라 합니다. 상권과 입지에 대한 분석과 타깃 소비자에 대한 이해 없이 시장 안에 청년들이 운영하는 카페와 공방만 만들어주면 젊은 MZ세대 고객들이 몰려들 것이라는 생각은 일방적인 기대일 뿐입니다.
5.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좋은 약은 입에도 달다.’ 건강관리가 중요하지 않았던 때가 없었지만, 전 세계를 휩쓴 역병의 시대에 건강과 면역은 모두의 화두입니다. 젊은 세대가 건강관리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것은 소비자들이 더 이상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 고통을 감수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건강관리도 즐거워야 하는 이른바 헬시 플레저 트렌드입니다. 헬시 플레저의 확산은 치료에서 예방으로 중점을 바꾸며 몸과 마음 그리고 일과 휴식의 조화를 도모한다는 의미에서, 건강관리 분야가 선진국형으로 이행하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치료 의학에서 예방 의학으로, 얼리 케어 신드롬
시장에서는 예방에 능한 젊은이들의 얼리 케어 신드롬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얼리케어 신드롬이란 최근 2030 세대들이 기존 장년층의 건강 고민이었던 다양한 질병적 문제들을 사전에 미리 예방하는 모습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신조어입니다.
한편 최근 5년간 고혈압 때문에 병원을 찾아온 환자의 증가율 역시 20대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요즘 젊은 세대는 장년층에게 발병하는 질병을 예방하고 싶은 나머지 병원을 미리 방문하며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6. 엑스틴 이즈 백(Opening the X-files on the X-teen Generation)
그 많은 X세대는 다 어디로 갔을까? 그들은 지금 MZ보다 더 큰 충격으로 세대 담론의 출발을 알렸던 신세대의 원조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기성세대와 MZ세대 사이에 끼어 신구 세대 강등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낀 세대’ 신세로 전락한 그들. 그럼에도 X세대는 우리 사회의 허리입니다. 기성세대보다 풍요로운 10대를 보낸 이 새로운 40대는 개인주의적 성향을 가지며, 자신의 10대 자녀와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한다는 면에서 엑스틴(X-teen)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허리이자 소비 시장의 핵심 수요자로서의 엑스틴을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됩니다.
엑스틴의 니즈를 맞추기 못한다면 안정적으로 시장에 자리 잡기 어렵습니다. 엑스틴의 라이프스타일이 MZ세대와 비슷하지만 두 세대 간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엑스틴 소비자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디테일한 차이를 포착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7. 바른생활 루틴이(Routinize Yourself)
자기 관리에 철저한 신인류가 나타났습니다. 루틴이란 매일 수행하는 습관이나 절차를 의미하는데, 스스로 바른생활을 추구하며,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한다는 의미에서 이들을 바른생활 루틴이라고 부르고자 합니다. 근로 시간의 축소와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생활과 업무의 자유도가 높아지면서 오히려 자기 관리에 대한 욕구가 커졌고 스스로를 통제해 생산성을 높이고자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루틴이의 자기 통제 노력은 단순히 자신을 업그레이드하고자 하는 자기 계발이 아니라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힐링을 도모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미세행복을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소비자의 루틴 형성 지원
기업은 루틴이 트렌드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먼저 소비자들이 매일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는 바른생활 루틴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직시하고 이를 영리 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컨대 요즘 젊은 세대는 스마트폰에서 자동으로 울리는 푸시 알림을 루틴 실천을 자극하는 자기 묶기 도구로 활용합니다. 포스트잇에 업무 리스트를 적어 책상 앞에 붙여두는 것처럼, 나의 루틴을 실천할수록 독려하는 수단으로 스마트폰 잠금화면에서 떠 있는 푸시 알람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8. 실재감 테크(Connecting Together through Extended Presence)
실재감 테크는 가상공간을 창조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감각 자극을 제공하고, 인간의 존재감과 인지능력을 강화시켜 생활의 스펙트럼을 확장시키는 기술을 말합니다.소비자들은 실재감 테크를 통해 자기 존재감을 새롭게 인식하고, 커머스의 한계를 넘어설 뿐만 아니라, 가상/원격과 현실을 경계를 매끄럽게 연결하는 새로운 경험을 누릴 것입니다. 생활의 모든 영영이 실제를 초월하고 있는 시대, 소비자를 붙잡을 수 있는 기술적 역량의 핵심은 누가 더 실재감을 잘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실재감 테크는 고객의 삶에 더 가까이 가기 위한 방법적 도구
실재감 테크의 핵심은 가상공간에서도 유저의 현실적 재미를 유지/증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디지털 세상에서도 아날로그적인 가치는 지켜져야 합니다. 코로나 시대 언택트 트렌드 아래서 ‘실재감’은 현대사회의 인류에게는 결핍이자 욕망입니다. 디지털을 기반으로 파편화되어가는 사회에서 존재감 결핍을 해소하고, 정체성 회복의 욕구를 해결해주는 것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결입니다. 지금 내 곁에 있지 않은 사람에게 진심을 느끼게 하려면 기술만큼이나 감정과 심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9. 라이크 커머스(Actualizing Consumer Power)
좋아하면 산다. 각종 SNS의 발달과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의 탄생이 상시 쇼핑 시대를 열었습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좋아하는 게 보이면 그냥 눌러서 사는 것입니다. 크리에이터가 팔로워의 좋아요를 기반으로 수요를 확보한 후 제조 전문업체에 제조를 위탁하고 물류 전문업체를 이용해 유통을 해결합니다. 이렇듯 좋아요에서 출발하는 소비자 주도 유통과정을 라이크 커머스라고 명명합니다. 초기 인플루언서들이 기성 제품의 판매에만 집중하던 세포 마켓 트렌드가 진화한 세포마켓 2.0트렌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단 한 명을 위한 시장이 열린다.
라이크 커머스가 온라인 리테일의 변혁을 주도하고 있지만, 전망이 마냥 밝지만 않습니다. 화려한 성장의 이면에 그림자도 함께 존대하기 때문입니다.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는 개인사업자들의 제품과 콘텐츠에 소비자가 피로감을 느껴 마케팅 효용성이 떨어지고 브랜드 가치 역시 하락할 수 있습니다. 과당경쟁으로 찍어내기식의 개성 없는 홍보성 콘텐츠가 확대된다면 브랜드와 해당 개인 모두 신뢰를 읽을 것입니다.
10. 내러티브 자본(Tell me your Narrative)
서사는 힘이 세다.
강력한 서사, 즉 내러티브를 갖추는 순간, 당장은 매출이 보잘것없는 회사의 주식도 천정부지로 값이 오를 수 있습니다. 브랜딩이나, 정치의 영역에서도 자기만의 서사를 내놓을 때 단번에 대중의 강력한 주목을 받습니다. 이야기가 표현된 내용 자체라면 내러티브는 내용을 담는 형식입니다. 2022년에 치러질 두 번의 선거는 치열한 내러티브 전쟁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2022년을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것입니다.
나만의 내러티브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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